누군가 상담을 청해 올 때, 모든 의뢰를 받아들이는 것이 반드시 성실한 태도는 아닙니다. 저희가 진정으로 도울 수 없는 의뢰를 무리하게 떠맡으면, 고객도 직원도 괴로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네"라고 답하는 것이 오히려 불성실하다는 이 생각은, 일을 진지하게 하는 일본 기업들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은 늘 옳다"는 서구의 통념과는 결이 다를 수 있습니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배제하는 일이 아닙니다. 가장 처음 접점에서, 이것이 우리가 책임지고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관계인지를 정직하게 살피는 일입니다. 그것은 직원과 기존 고객, 그리고 회사가 쌓아 온 신뢰를 지키는 경영 책임이기도 합니다.
이 글의 요점
- 고객을 선택하는 것은 배제가 아니라,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지켜야 할 신뢰를 분명히 하는 일입니다.
- 고객 지향이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건전한 가치를 만들어 가는 자세입니다.
- 회사는 직원과 기존 고객의 시간, 품질, 심리적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습니다.
- 부동산업에서는 자산·계약·관리가 장기간 얽히기 때문에, 상호 신뢰가 없는 관계를 무리하게 이어가서는 안 됩니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을 선택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깔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책임지고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관계를 고르는 일입니다. 이는 다분히 일본적인 관점의 전환입니다. 많은 서구 시장에서는 모든 고객을 어떻게 얻고 붙잡을 것인가가 과제이지만, 이곳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이 관계를 애초에 진실되게 응대할 수 있는가입니다.
어떤 회사도 모든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습니다. 잘하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도움이 되기 어려운 상담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신뢰 관계를 쌓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 지점을 모호하게 둔 채 수주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됩니다. 그러나 나중에 설명의 어긋남, 기대치의 차이, 현장의 피로가 생깁니다. 결과적으로 고객에게도 좋은 일이 되지 못합니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것은 입구에서 정직해지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전합니다.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무리하게 끌어안지 않습니다. 이 판단 역시 회사의 책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고객 지향은 영합이 아닙니다
고객 지향이란 고객이 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는 일이 아닙니다. 길게 보아, 고객을 위한 판단을 함께 선택하는 자세입니다.
일본 소비자청(消費者庁, 쇼히샤초, 일본의 소비자 보호 주무 기관)은 "소비자 지향 경영"(消費者志向経営, 쇼히샤시코 케이에이)을, 소비자와 공동 창조·협동하여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경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업자가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본업을 통해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지를 보여 주는 일입니다.
즉 고객 지향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경영"이 아닙니다. 고객의 만족과 신뢰를 소중히 하면서, 사회에 바람직한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경영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각에서 "어쨌든 비싸 보이게 해서 빨리 팔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고 합시다. 단기적으로는 그 기대에 편승하는 편이 편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근거가 빈약한 설명이나 과도한 기대 부풀리기는 나중에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부동산 영업에서 신뢰 구축의 중요성에서도 썼듯이, 정직함은 성과 앞에 놓인 토대입니다. 고객 지향이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왜 고객을 선택하는 것이 인재를 지키는가?
고객을 선택하는 것은 인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INA에서는 이를 "인재(人財, 진자이)"라고 씁니다. 흔히 "인력"을 뜻하는 한자 "人材"를, 사람은 소모되는 자원이 아니라 소중한 자산이라는 뜻을 담아 "人財"로 의도적으로 바꿔 쓴 표현입니다. 회사에는 직원이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킬 책임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고객과의 최전선에 섭니다. 정성껏 설명하고 조율하며, 때로는 사과하고, 어려운 요구에도 마주합니다. 그 일에는 감정의 부담이 따릅니다.
물론 불만과 클레임을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합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요구의 내용이나 수단이 사회 통념상 부당하여 일하는 사람의 근무 환경을 해치는 경우, 그것은 고객 괴롭힘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일본 소비자청도 계몽 자료에서, "고객 괴롭힘"(カスタマーハラスメント, 카스타마 하라스멘토, 흔히 "카스하라"로 줄여 부름)을 고객이나 거래처 등의 언동 가운데 요구 실현의 수단·태양이 사회 통념상 부당하여 근무 환경을 해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 코세이로도쇼, MHLW)도 업종별 대책 매뉴얼 마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늘 옳다"를 거의 불문율처럼 여기는 시장과 달리, 일본은 고객의 요구가 가해의 선을 넘는 지점에 명확히 경계를 긋기 시작했습니다.
회사가 "고객이니 어쩔 수 없다"고 계속 말하면, 인재는 소진됩니다. 성실한 직원일수록 자신을 탓합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경계선을 그어야 합니다.
인재를 지키는 것은 고객을 가벼이 여기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한 전제입니다.
부동산업에서 고객을 선택하는 책임
부동산업에서 고객을 선택하는 책임이 무거운 까닭은, 계약만으로 끝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루는 금액도 크고, 관계도 오래 이어집니다.
부동산에는 금액의 무게가 있습니다. 주거, 상속, 임대 관리, 사업용 자산, 지역과의 관계 — 어느 것이나 인생과 자산에 깊이 관련됩니다. 그래서 상호 신뢰 없이 진행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관리를 맡기고 싶다는 상담이 있어도, 수선이나 임차인 대응에 대한 사고방식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요한 설명을 듣지 않고 단기 비용만으로 판단한다면, 현장의 품질을 지킬 수 없습니다.
그럴 때 회사는 용기를 내어 전해야 합니다. "저희 방식으로는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라고요. 이는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무리하게 떠맡아 양쪽 모두 불행해지는 일을 피하려는 판단입니다.
부유층이 어드바이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언급했듯이, 신뢰는 듣기 좋은 말만으로는 생기지 않습니다. 맞지 않을 가능성까지 포함해 정직하게 전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뢰로 이어집니다.
INA가 소중히 여기는 경계선
INA가 소중히 여기는 경계선은 상대를 거부하기 위한 선이 아닙니다. 지켜야 할 가치를 모호하게 두지 않기 위한 선입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정직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근거 없는 기대를 부추기지 않습니다. 그 순간만 모면하려고 직원에게 무리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 경계선이 있기에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직원은 회사가 지켜 준다고 느낍니다. 고객도 말하기 어려운 사실을 전해 주는 회사라고 받아들입니다.
예전에 조건만 보면 매력적인 상담이었지만, 진행 방식에 큰 위화감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서둘러 계약하면 매출이 됩니다. 그러나 설명의 전제가 갖춰지지 않았고, 관계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멈춰 서서, 전제를 정리한 뒤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순간의 속도는 늦어졌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처음에 멈춰 줘서 다행이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고객을 선택하는 책임이란, 때로는 나아가지 않을 용기를 갖는 일입니다.
부동산업계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인간의 일에서도 썼듯이, AI 시대에 남는 것은 판단의 책임입니다. 누구와, 어떤 관계로, 무엇을 지킬 것인가 — 거기에 인간의 일이 있습니다.
고객을 선택하는 회사는 고객에게도 선택받습니다
고객을 선택하는 회사는 결과적으로 고객에게도 선택받습니다.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가 분명한 회사일수록, 그 판단을 신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맞추는 회사는 언뜻 다정해 보입니다. 그러나 기준이 모호하면 직원도 고객도 헤맵니다. 이 회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기준이 있는 회사는 맞는 사람에게 강하게 신뢰받습니다. 설명이 정직하고,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며, 장기적인 관계를 소중히 합니다. 그런 회사에는 같은 가치관을 지닌 고객이 모입니다.
물론 선택에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편견이나 호불호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속성으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 신뢰 관계, 목적, 제공할 수 있는 가치로 판단합니다. 이 지점을 잘못 짚으면, 책임이 아니라 오만이 됩니다.
그렇기에 고객을 선택한다는 말은 무겁습니다.
맺음말|선택한다는 것은 지키는 것입니다
고객을 선택하는 것은 배제가 아닙니다. 지키는 일입니다. 고객을 지키고, 직원을 지키고, 회사의 신뢰를 지키고, 오래 이어질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경영 판단입니다.
고객 지향이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일이 아닙니다. 고객과 함께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때로 떠맡지 않을 용기도 필요합니다.
INA는 모든 상담에 성실히 마주합니다. 그러나 모든 의뢰를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관계인가. 인재를 지킬 수 있는 관계인가. 장기적 신뢰로 이어지는 관계인가. 그 지점을 정성껏 살핍니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책임은 회사의 자세를 묻습니다. 누구에게나 좋게 보이는 회사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에 정직한 회사이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고객을 선택하는 것은 실례가 아닌가요?
A. 실례가 아니라 성실한 판단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치를 전할 수 없는 관계를 무리하게 이어가는 편이 더 불성실합니다.
Q2. 고객 지향과 고객을 선택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나요?
A. 모순되지 않습니다. 고객 지향은 영합이 아니라, 신뢰 관계 안에서 건전한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자세입니다.
Q3. 어떤 고객 관계를 재검토해야 하나요?
A. 목적과 전제를 공유할 수 없고, 직원의 근무 환경이나 기존 고객에 대한 품질에 악영향이 나타나는 관계는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Q4. 부동산 회사가 고객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속성이 아니라 목적, 신뢰 관계, 설명에 대한 이해, 장기적 가치 제공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